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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공부

[철학 공부]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알고또알기 2020. 9. 20. 10:09

1. 그의 생애와 저작

피히테는 '의지와 창조적 힘을 광적으로 믿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오직 하나의 욕구밖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며, 그 욕구란 행위하는 욕구, 즉 자기 자신을 초월하려는 욕구였다. 따라서 그의 저작을 이해하려면 그의 활동과 사상의 배경을 이룬 일반적인 역사의 조건과 특수한 철학적 조건 외에도 그의 인격적인 기본 특징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는 1762년 독일 라메나우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어느 귀족의 후원을 받아 학교를 다녔고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학업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원자의 사망으로 궁핍한 생활에 다시 시달려야 했고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지만 그는 우연히 칸트 철학을 접하며 이것이 그에게 결정적인 정신 체험이 되었다. 그는 이와 함께 칸트를 찾아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칸트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모든 계시에 대한 비판의 시도'를 집필하였다. 이 책의 출시와 함께 그는 단서일에 유명인사가 되었고, 예나 대학의 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일부 인사와 갈등을 빚었고, '신의 세계 통치에 대한 우리 믿음의 근거에 대하여'로 무신론자란 비난까지 받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는 베를린으로 정착지를 옮겨 프로이센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

1806년 프로이센이 프랑스군에 항복하자 피히테는 국왕을 따라 쾨니히스베르크로 피신했다가 코펜하겐으로 옮겨 갔으며 1807년 베를린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연설가로 꼽혔으며 그 당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란 강연을 하며, 독일 국민이 혈통과 신분을 막론하고 하나가 되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초기에 그는 프랑스혁명을 환영하였지만 나폴레옹의 유럽 정복을 나서는 모습을 보며 그를 악의 화신으로 여겼다. 피히테는 베를린 대학이 설립되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으며, 결국 1814년 사망하였다.

 

 

2. 기본 사상

피히테 철학 체계의 일반적 원리는 저서 '지식학 또는 이른바 철학의 개념에 관하여'와 '전체 지식학의 기초'에 서술되어 있다. '지식학(Wissenschaftslehre)'이란 표현은 피히테가 늘 획기적 업적으로 찬양해 머지않았던 칸트의 '초월철학'과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철학은 그 자체를 고찰하며, 학문들의 학문이고 다른 학문들에 앞서는 학문이며, 지식학으로 불릴 수 있다 본 것이다. 피히테에 따르면 철학 체계는 관념론이다. 사유로부터 출발하면 이로부터 우리는 사물들에 대한 우리의 표상을 표출할 수 있다 본 것이다.

그럼 철학의 시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유하는 주체이다. 이것이 자기 자신을 정립한다 본 것이다. 지식학의 첫째가는 기본 원리는 '자아가 자기 자신의 존재를 정립한다'이다. 그에 따르면 시초에 있는 것은 활동(Tat) 내지 활행(Tathandlung)이다. '너 자신을 생각하라' 철학의 시초를 이루는 것은 이런 요구이다. 그러한 요구에 의해 이성이 산출되었으며, 이성은 그 자체가 창조적인 활동이다. 즉 태초에 활동이 있었던 것이다.

이론 이성과 실천이성을 병치시킨 칸트와 달리 피히테는 이런 이성 역시 활동이라 보았다. 그의 철학은 관념론이지만 철저한 실천적 관념론이다. 그렇다면 경험은 어디서 연원 하는 것일까? 그에 따르면 '경험은 자아에서 연원 한다'라고 한다. 감각 작용이란 어떤 외적인 힘이 우리에게 접촉되는 듯한 느낌일 준다는 데 있다. 외적인 것, 피히테의 용어로 비아(Nicht-Ich)의 근원적인 생산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과정, 즉 자유롭고 근거 없는 과정이다. 이와 같이 자아가 비아, 다시 말해 자신 안의 타자를 산출한다. 자아는 제약이나 저항에 부딪쳐서 활동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자아의 바깥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자아는 스스로 제약을 만들어 이를 극복해 나간다고 본 것이다.

 

3. 실천적 적용

윤리학

세계는 자아에게서 연원하기는 하지만 의식 이전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나의 의식, 의지와는 무관하다. 이런 점에서 세계는 나아게 실질적인 제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이 제약에 어떤 태로를 보이냐는 전적으로 나에 의해 좌우된다. 인간의 삶이란 이런 외부의 불순물에서 자신을 정화해 나가는 과정이며, 이때 외부의 불순물은 인간의 사명을 위해 불가결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바로 인간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 과제를 수행하려는 노력을 통해서만 인간은 우주를 향해 소리를 칠 수 있는 상태에 근접하게 된다.

 

국가

위에서 서술된 근본 원리를 바탕으로 그는 개인 및 사회 차원의 의무론을 도출하였다. 그는 실천적 과제와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칸트보다 훨씬 더 강조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국가는 국민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문화와 교육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교육은 국가가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하였다. 국가는 교육 공무원들이 수립한 통일적 계획에 의거해 청소년들을 건전한 인간과 시민으로 육성하고 그렇게 해서 '교육적 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보았다. 주체에서 출발해 자아와 무제약적 자유를 주장하던 그가 공동체의 실제 문제에 이르면 너무나 급진적인 사회적 요구를 한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

피히테는 윤리 법칙적 완전성을 향해 성실히 노력하는 것이 곧 지복이라 보았다. 지복이란 의무를 완수한 데서 나오는 상태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만약 그와 다른 곳에서 행복을 구한다면 무한한 미래의 삶에서도 그런 상태에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의무 완수를 통해 지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행복 이외에 특수한 피안의 행복이 없듯이, 완전성을 향한 자아의 노력과 그에 따른 지복에서 실현되는 윤리적 세계 질서 이외에 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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